
내년 가상자산 투자로 1000만원의 양도차익을 거둔 직장인이 있다고 가정해 보자. 내야할 세금은 얼마일까. 다른 가상자산 거래에서 발생한 손익이 없다면 165만원이다. 연간 기본공제 250만원을 제외한 750만원에 지방소득세율을 포함한 세율 22%를 적용한 금액이다.
가상자산 과세가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최근 청와대 비서실장으로 임명된 임광현 전 국세청장은 지난 13일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과세 기준을 담은 고시를 “다음달께 할 수 있도록 준비해 놓고 있다”고 밝혔다. 현행 소득세법에 따르면 내년 1월 1일부터 가상자산을 팔거나 빌려주고 얻은 소득에 세금을 매긴다. 내년 발생한 소득이 과세 대상인 만큼 첫 신고·납부는 2028년 5월 이뤄질 전망이다.
과세 시행을 앞두고 유예 논의도 이어지고 있다. 국민의힘에서는 과세 폐지와 시행 유예를 위한 법안을 발의했다. 디지털자산기본법 등 관련 제도 정비와 과세 시점을 맞춰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가상자산 시장의 제도적 기반이 충분히 마련되지 않은 상황에서 세금부터 부과하는 것은 성급하다는 이유에서다. 과세 시점을 다시 미루려면 국회에서 소득세법을 개정해야 한다.
구체적인 과세 기준도 쟁점이다. 가상자산을 맡기고 보상을 받는 ‘스테이킹’, 마케팅과 홍보 목적으로 가상자산을 무료로 지급하는 ‘에어드롭’ 등 거래 유형이 다양하지만 세금을 어떻게 매길지는 불분명하다. 해외 거래소와 개인 지갑을 거친 거래의 취득가액과 양도차익을 정확히 파악하는 것도 과제로 꼽힌다. 국세청은 관계 부처 협의가 필요하다면서도 거래 유형과 명칭보다 경제적 실질을 기준으로 판단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가상자산 과세는 당초 2022년 시행될 예정이었지만 2023년과 2025년을 거쳐 내년으로 세 차례 연기됐다. 과세 시행 여부를 둘러싼 논쟁과 별개로 투자자가 납세 의무를 미리 파악하고 준비할 수 있도록 명확한 기준부터 마련해야 한다.
박상준 | 삼쩜삼 리서치랩 리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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