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택배기사나 배달 라이더처럼 일한 대가를 받을 때 3.3%를 떼고 받는 사람들이 있다. 100만원을 벌면 3만3000원을 세금으로 먼저 내고 96만7000원을 받는 식이다. 그런데 이 비율이 내년부터 2.2%로 낮아질 전망이다.
정부가 지난 3일 발표한 ‘2026년 세제 개편안’에는 인적용역 사업자의 원천징수 세율을 소득세와 지방소득세를 합쳐 2.2%로 낮추는 방안이 담겼다. 의사와 연예인 등 고소득자의 탈세를 막겠다며 원천징수율을 1%에서 3.3%로 올린 1998년 이후 28년 만의 변화다.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 2027년 1월 1일 이후 발생하는 소득부터 적용된다.
3.3%를 원천징수하는 인적용역 사업자는 배달 라이더와 택배기사, 방문 판매원, 학원 강사, 프리랜서 등이다. 이들은 소득규모가 크지 않은 경우가 많고, 세금 신고에 드는 비용과 제한된 신고 기간 탓에 돌려받을 돈이 있어도 제때 환급받지 못하는 일이 적지 않았다. 국세청 자료에 따르면, 2023년 귀속분 기준 인적용역 사업자 150만 명이 찾아가지 못한 환급액은 1930억원에 달했다. 이들이 원천징수율 인하를 환영하는 이유다.
다만 반드시 짚어야 할 점이 있다. 세금 자체가 줄어드는 건 아니라는 것이다. 원천징수는 최종 세금이 아니라 일종의 ‘선납’이다. 국가가 개인의 소득을 실시간으로 정확히 파악하기 어려운 만큼, 돈을 지급하는 쪽이 세금 일부를 미리 떼어 납부한다.
따라서 원천징수율이 3.3%에서 2.2%로 낮아지면 당장 통장에 들어오는 돈은 늘어난다. 세 부담을 덜어주는 정책이라기보다 세금을 내는 시점을 뒤로 미루는 조치에 가깝다. 그렇다고 의미가 작지 않다. 지금까지는 이듬해 종합소득세 신고 때까지 기다려야 했던 돈을 매달 손에 쥘 수 있게 된다. 고물가와 고금리 속에 현금 흐름이 빠듯한 인적용역 사업자에게는 작지만 분명한 변화다.
박상준 | 삼쩜삼 리서치랩 리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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