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먼저 자기소개 부탁드려요 :)
은호님: 저는 지금 전략 챕터에서 리드를 맡고 있어요. 저 같은 경우 리드를 맡고 있지만 실무 역할이 더 큰 거 같아요. 5월 종합소득세 정기신고를 진행하는 것처럼 택스사업 로드맵을 잡고 업무를 해나가고 있습니다.
영인님: 저는 전략 챕터에서 사업전략 업무를 하고 있는 이영인이라고 합니다. 프라이싱*이나 매출 확대 같은 사업적인 고민이나 인풋이 필요한 것들을 하고 있어요. 중장기적으로 자비스앤빌런즈의 미래를 그리는 일도 하고 있어요.
*프라이싱:기업들이 재화와 서비스를 제공하는 대가를 결정하는 과정
도연님: 저는 챕터에서 제품전략을 하고 있어요. 요즘에는 그로스 해킹*관련된 일들을 많이 하고 있지만, 시즌마다 필요한 업무들도 같이 하고 있어요.
*그로스 해킹(Growth Hacking)은 빠르고 효율적인 성장을 목표로 하는 전략으로, 창의적이고 분석적인 마케팅, 제품 개발, 데이터 분석 등 다양한 기술과 방법을 사용하여 고객 기반을 확대하고 비즈니스 성과를 향상시키는 것
Q. 자비스앤빌런즈에 합류하게 된 계기가 궁금해요.
영인님: 저는 오늘이 딱 2주년 되는 날이에요(ㅎㅎ). 합류 전에는 컨설팅 회사를 3년 정도 다녔어요. 근데 체력적으로 너무 힘들기도 하고, 컨설팅이 손에 안 잡히는 얘기들을 많이 하다 보니까 뭔가 뜬구름 잡는 일을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러던 와중에, 채용 사이트를 둘러보다가 자비스앤빌런즈가 눈에 띄었죠. 평점이 굉장히 높았거든요. 직원들이 다니고 싶어 하는 회사는 어떨지 궁금했어요.
도연님: 저는 21년 8월에 합류했고, 이전에는 자비스앤빌런즈가 인수합병한 스무디*라는 회사에 다녔어요. 스무디에선 디자이너로 2년 일하다가, 여기서는 데이터 분석, 신사업을 했고 전략 챕터로 넘어왔어요. 범섭님*이 스무디 직원들과 했던 말이 기억나요. 남게 된다면 후회하지 않게 솔선수범하겠다고요! 제가 몸담고 있던 회사가 인수된다는 소식에 기분이 썩 좋진 않았는데..(웃음), 그 말을 듣고 신뢰가 생겼어요. 한창 주목도가 높아지던 때라 급한 성장을 경험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리드테스트*를 굉장히 잘한다고 들었는데, 그 스킬도 궁금했어요.
*스무디: 2022년 자비스앤빌런즈가 인수한 모바일 스타트업
*김범섭: 자비스앤빌런즈 창업자이자 현 CEO
*리드테스트: 새로운 제품의 기능이나 마케팅 전략을 도입하기 전에 해당 기능이나 전략이 사용자에게 어떤 반응을 주는지 확인하기 위한 테스트
은호님: 저는 전에 다니던 회사가 직원 수만 400~500명에 달할 정도로 제법 규모가 있는 회사였어요. 그러다 보니 작은 조직에서 성장하는 걸 보고 싶었는데, 전에 범섭님이랑 같이 일했던 지인 분이 자비스앤빌런즈를 추천해 주셨어요. 당시 범섭님이랑 용수님이 비대면으로 강의하시는 걸 봤는데 날것 그대로의 느낌이더라고요. 언어를 선택하시는 방식이나, 과거를 회상하는 게 솔직하고 거침이 없었죠. 작은 조직에 가서 어떻게 제품을 만들고 성장하는지 배우고 싶어서 합류하게 됐구요. 그게 21년 7월이었어요.
Q. 전략챕터는 무슨 일을 하나요?
은호님: 쉽게 생각하면 로드맵이나 방향을 만들어 가고 있다고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아요. 2~3년 후를 내다봤을 때, 지금 우리가 어떤 문제를 풀고 어떻게 풀어야 하는지를 고민하는거죠. 예를 들면, 우리가 그동안 안 했던 다양한 세목의 서비스를 확대하기 위해 제휴를 한다던지, 인수합병 형태도 고려해볼 수 있어요.
영인님: 음.. 회사에 있는 마케팅팀이나 법무팀은 하는 일이 명확하잖아요. 하지만 중요하면서도 정작 이걸 누구한테 맡기지 하는 문제들이 전략 챕터의 일이라고 생각해요. 좀 더 구체적으로 말씀드리면, 신사업을 하기 위해선 우리가 갖고 있는 자산을 파악한 다음에 어떤 인풋이 필요할지를 고민하고 정하는 일이 될 거 같아요. 저희가 전략 챕터로 묶여 있긴 하지만, 세 명이 담당하고 있는 일이 달라요. 저는 사업쪽을 담당하고 있고, 은호님이나 도연님은 다른 고민들을 하고 계세요.
도연님: 전략챕터는 좋은 의사결정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한다고 생각해요. 서비스를 볼 때 마케팅팀이랑 제품팀이 보는 게 다르고, 제품 A팀이랑 제품 B팀의 생각이 또 다르거든요. 그 지점에서 어떻게 조율을 하면 시너지가 날지 고민을 하고 있어요. 예를 들면 마케팅팀에서 알고 있는데 제품팀에서 모르는 내용들을 전달하고 개선점을 찾는 방식인거죠.
Q. 지금까지 자비스앤빌런즈에 계시면서 기억에 남는 일이 있을까요?
도연님: 5월 종합소득세 정기신고를 앞두고 앱 쪽에 주요 지표가 떨어진 적이 있어요. 스레드에서 논의가 됐는데, 범섭님이 다음날까지 데이터를 갖고 오라고 하시더라고요. 근데 범섭님의 리더십으로 의사결정을 하면 일하는 사람들이 부담스러워할 거 같은 거죠.(웃음) 그래서 제가 우선 실무자끼리 논의를 해보겠다, 이슈가 생기면 그때 말씀드리겠다고 양해를 구했고 범섭님도 흔쾌히 이해해주셨어요. 결국 TF에서 얘기가 잘 돼서 좋은 해결책을 찾았죠. 바텀업(bottom up)으로 결론을 도출한 좋은 사례가 된 거 같아요.
은호님: 저는 택스 쪽을 담당하다 보니까 용수님*과 일을 많이 하게 되는데요. 업무적인 의견 차이로 한달에 두세번 정도 서로 목소리가 커지기도 해요. 그렇다고 해서 다음 번 미팅에서 서로 어색하거나 그런 건 전혀 없어요. 다른 빌런즈분들도 공감하실텐데, 업무에 있어선 본인의 의견을 명확하게 전달하는 게 좋은 태도 같아요. 제가 업무에 대한 이해를 한다고 해도 일을 잘 못하는 경우도 많은데, 서로 충분히 이야기하고 설득하는 과정이 저는 건강하다고 보는 거예요.
*정용수: 자비스앤빌런즈의 대표이자,삼쩜삼의 CPO(현재 자비스앤빌런즈는 김범섭,정용수 2명의 각자 대표 체제로 운영 중이다.)
영인님: 저는 진짜 책임질 수 있는 사람이 의사결정을 하는 게 맞다고 봐요. 제가 신사업으로 1조 원을 벌겠다고 해서 혼자 결정할 수는 없는 거잖아요. 대표와 임원 분들의 의견이 가장 중요할 텐데 의사결정 과정에서 같이 고민한 구성원들의 의견을 계속 물어봐 주세요.
Q. 성장하고 있다고 느낀 순간이 있다면요?
은호님: 제가 결과적으로 성장했는지는 잘 모르겠는데, 성장할 수 있는 환경에 있다고는 생각해요. 안해본 일들을 했을 때의 불편함이 있잖아요. 뭔가 익숙해질 만하면 다른 일들을 하게 되고, 계속 시도를 하게 되고. 여기서 포기하지 않는 이상 뭔가 성장할 수 있는 거리들, 트리거(trigger)들을 충분히 누리고 있다고 생각하는 거죠.
도연님: 작년 11월부터 앱으로 전환하는 95억짜리 프로젝트를 진행 했는데요. 제가 해본 일 중에서 예산이 가장 크고, 가장 큰 의사결정이었어요. 결정 자체는 범섭님이 하셨지만, 실무는 제가 맡아서 해야했고, 처음엔 마케팅 지식도 별로 없었어요. 재무쪽 공부도 열심히 했죠. 결과적으로 보면 회사가 저를 믿어주고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 같아요.
Q. 자비스앤빌런즈에서 일을 잘 하기 위한 방식은 뭐라고 생각하시나요?
은호님: 앞에서 제가 날것의 느낌을 얘기했잖아요. 그게 뭐냐면, 궁금하면 일단 가서 묻는 거거든요. 제품이 궁금하면 고객에게 묻는 거고, 아젠다가 궁금하면 범섭님이나 용수님을 찾는 거고요. 일머리 있는 사람들은 고민하지 않고 최대한 빠르게 묻고 거기서부터 시작한다고 생각해요.
영인님: 저도 비슷한 거 같아요. 처음부터 100%로 하려고 하지 않고 80%를 빠르게 하면서 피드백을 받아 채우면 좋거든요. 훨씬 빠르고, 더 좋은 결과물을 낼 수 있는 방법인 거 같아요.
도연님: 저도 빨리 해서 확인하고 실험도 해보는 게 좋은 거 같아요. A안부터 다양한 안을 만들어서 결과를 보고 선택하면 되는 거니까요.
Q. 전략 챕터원으로서 가장 필요한 역량이 있다면?
은호님: ‘못됐는데 똑똑한 사람’과 ‘착한데 멍청한 사람’ 중 한명을 선택해야 하는 밸런스 게임이라고 쳐요. 전략 챕터에는 못될 수도 있지만 그래도 뾰족한 사람이 중요하지 않을까 생각해요. 못된 건 저랑 성격 차이라서 서로 이해하며 맞춰나갈 수 있지만, 뾰족하게 만드는 건 어려운 일이잖아요. 일하면서 서로 부딪힐 수는 있어요. 하지만 개인이 능력을 바탕으로 성과를 이뤄간다는 측면에선 뾰족한 게 좀 더 우선돼야 하지 않을까 생각이 드네요.
영인님: 전략 일이 루틴화된 업무가 거의 없고 시시각각 계속 변하거든요. 그래서 빠르게 적응할 수 있는 사고의 유연함이 있으면 좋을 거 같아요. 그래야 스트레스도 덜 받을 것 같고요.
도연님: 디스어그리 앤 커밋(disagree and commit)*이라고 하잖아요. 그런 게 필요한 거 같아요. 소신이 있으면서도 헌신할 수 있는 자세. 그런 모습이 협업할 때 좋은 시너지를 낸다고 생각해요.
*디스어그리 앤 커밋(disagree and commit): 조직 내에서 의사 결정 과정을 지원하기 위한 원칙으로, 팀원들이 의견 차이를 극복하고 함께 목표를 향해 나아가도록 하는 방식
Q. 지인에게 우리 회사를 추천한다면, 어떤 점을 꼽을 수 있을까요.
은호님: 많은 회사들이 안 되는 이유를 먼저 찾는다면, 우리는 어떻게 해볼까 같이 고민하는 문화인 것 같아요. 본질적으로 풀어야 되는 게 뭔지 서로 질문을 던지고 이야기하면서 접근을 하는 거죠. 보통 회사는 기획자가 기획을 내고 개발자가 실행하면 끝나는데, 우리 회사는 달라요. 단순 전달에 그치지 않고, 이걸 해서 뭘 해결해야 하는지를 묻는 거죠. 그러면 기획안부터 달라질 수밖에 없는 거예요.
도연님: 팀별로 OKR*을 정하잖아요. 근데 아이템이 아니라 목표로 내려오니까 토의와 토론이 생기는 거 같아요. 서로 목표를 고민하고 얘기하고 그러면서 활력이 생기는 거죠. 한달 동안 이거 해보고 안 되면 계속 바꿔가면서 제품에 대한 생각을 많이 하게 돼요. 근데 특히 개발자분들이 좋을 거 같아요. 우리 회사 개발자분들이랑 제품 만드는 분들 보면 마인드가 정말 좋으세요. 잘 하시고 헌신적인 분들도 많고요.
*OKR: Objectives and Key Results(목표와 핵심 결과)의 약자, 조직의 목표와 그 목표를 달성하는 데 필요한 단계의 역할을 하는 결과물
Q. 마지막으로 이 글을 보고 계시는 예비 빌런즈에게 한마디 해주실 수 있을까요?
도연님: 저는 티타임 하자고 하겠습니다. 잘 모시겠습니다(꾸벅).
은호님: 우리 회사가 택스테크 업계에선 입지가 탄탄한 편이잖아요. 일등으로서 해볼 수 있는 도전과 경험들이 정말 많은 거 같아요. 물론 1등이라서 안주할 수 있지만 1등을 지키기 위해서 2등보다 더 빨리 달려야 하는 거죠. 퍼스트 무버(first mover)로서 계속 나아가기 위해 속도 뿐만 아니라 방향에 대한 고민도 많이 하고 있고요. 제가 주말에 영화 '머니볼'을 봤는데, 그런 얘기가 나와요. 우리가 이기는 건 게임을 바꾸는 거라고요. 우리 회사도 게임의 룰을 바꾸는 거라고 생각하거든요. 세무사 분들의 업무를 대체하는 게 아니라, 세무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과 행동 자체를 바꿔나가는 거죠. 우리가 계속 1등을 하면 게임이 바뀌는 걸 인정 받을 테고. 게임을 바꾸는 삼쩜삼, 자비스앤빌런즈가 되겠습니다.
글 | 박상준
기획 | 임지연
디자인 | 조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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